이달의 대전
이달에는 어떤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달의 대전

2025.09.01 09:22

[9월] 대전의 숲

도시 속 초록 한 조각, 숲과 노닐다
틈 없이 이어지는 회색 벽 사이에 나지막한 탄성을 불러일으키는 숲이 있다.

초록이 주는 상쾌함, 성기게 내어진 비움의 공간에 
일부러라도 시간을 할애해 머물고 싶은 마음 간절해진다. 
대전 곳곳에 조성된 도시 숲을 찾았다. 

지역 고유의 생태 자연과 이야기가 녹아든 숲은 여행자에게 뜻밖의 여행지가 되고, 
시민에게는 일상의 작은 탈출과 여유를 선물한다. 
한낮의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늦은 여름, 대전의 도시 숲과 노닐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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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밭수목원  
지역민의 자부심, 대전판 센트럴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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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운동에 매진하는 직장인들의 땀방울, 인생 사진 스폿 천지라 연신 셔터를 눌러 대는 여행자, 어린이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유쾌한 웃음소리, 맨발 걷기를 하며 건강을 지키는 노부부의 평화로움까지, 한밭수목원 늦은 오후의 그림이었다. 대전 시민의 자부심 그 자체라는 말이 깊숙이 파고드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대전의 최대 도심인 서구 둔산에 자리한 한밭수목원은 중부권 최대 규모의 인공수목원으로 일명 대전판 센트럴 파크로 통한다. 1993년 대전엑스포가 열렸던 부지에 조성을 시작해 2005년에 서원, 2009년에 동원이 문을 열었고 2011년 열대식물원이 차례로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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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밭수목원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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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밭수목원 서원


수치로만 보아서는 가늠이 안 되는 한밭수목원의 규모는 직접 둘러보면 피부에 와닿는다. 축구장 약 60개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의 수목원에 2천 여종이 넘는 다양한 수목과 계절에 따른 아름다운 화초가 자라난다. 우리나라 기후에 잘 적응하는 향토 수종 위주로 식재하여 마치 한국의 자연을 압축시켜 놓은 느낌이다. 엑스포 다리, 한빛탑과 이어지는 엑스포 시민광장을 사이에 두고 나뉘는 서원과 동원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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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밭수목원 동원 


먼저 동원으로 향한다. 멋스러운 한옥 대문이 반겨주는 동원은 장미원, 목련원, 수생식물원, 그라스원, 암석원 등 19개의 소주제로 이루어진 테마 정원이다. 내딛는 걸음마다 한껏 조경 솜씨를 발휘한 테마 정원이 나타나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다. 수변 데크 산책로가 있는 수생식물원과 수목원 일대를 파노라마로 담을 수 있는 암석원 꼭대기의 전망대, 화려한 장미원과 계절 화초가 피어나는 그라스원을 필수 관람 포인트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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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밭수목원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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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밭수목원 서원 


다음으로 찾은 서원은 동원과 견주어 볼 때 조금 더 날 것의 느낌이 드는 곳이다. 바꾸어 말하면 인공미를 덜어낸 자연 그대로의 숲을 보여준다는 뜻. 소나무 숲, 관목원, 습지원, 상수리나무 숲 등 우거진 나무숲이 청량한 풍광을 만들어낸다. 마지막으로 수목원 주차장 인근에 자리한 열대식물원은 맹그로브, 야자원, 열대 화목원 등 이국적인 열대의 숲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한밭수목원을 제대로 돌아보려면 발품과 넉넉한 시간이 필요하다. 사계절 내내 아름다움을 뽐내는 한밭수목원에 짙게 빠져들게 될 것이다. 

info >  한밭수목원 
- 위치 : 서구 둔산대로 169
- 문의 : 042-270-8452
- 이용 시간 : 하절기 05:00–21:00 / 동절기 07:00–19:00 (동원 월요일, 서원 화요일 휴무) 
            ※열대식물원 09:00-18:00 (월요일 휴관) 
- 무료 관람 
- 가는 법 : 정부청사역 3번 출구, 도보 15분 


#여기도 좋아요! 
샘머리 물순환 테마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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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초록을 입히는 도시 숲 조성 사업에 열심인 대전에는 크고 작은 공원이 도심 곳곳에 흩뿌려져 있다. 그중 한밭수목원 인근에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으로 샘머리 물순환 테마공원이 있다. 이곳은 빗물의 순환을 주제로 조성된 친환경 공원이다. 기존의 샘머리 공원에 빗물 활용 시설을 설치하며 재단장했다. 빗물이 잘 스며드는 잔디광장, 물을 투과시키는 재질로 교체된 인라인 트랙, 빗물 정원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곳은 수국이 아름다운 공원으로도 알음알음 알려져 있다. 6월에는 수국이, 8월에는 목수국이 오가는 이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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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  샘머리물순환테마공원
- 위치 : 서구 둔산북로 85
- 상시 무료 이용 
- 가는 법 : 정부청사역 1번 출구, 도보 5분 


#2. 국립대전숲체원
초록 안에서 여유만만 숲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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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체원은 아낌없이 내어주는 숲의 품 안에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힐링하고 치유하는 공간이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산림복지시설로 산림 치유, 산림교육, 산림 문화를 향유하는 곳이며 전국에 7개의 숲체원이 조성되어 있다. 그중 대전 유성구에 자리한 국립대전숲체원은 도심 속 숲체원으로 접근성이 좋아 매력적이다. 시가지와 가까운 산자락에 조성된 국립대전숲체원의 곳곳을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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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대전숲체원 무장애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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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대전숲체원 도토리 원두막 


해발고도 414m의 빈계산을 병풍처럼 두른 기슭에 국립대전숲체원이 둥지를 틀었다. 숲과 어울리는 목조 외장재가 자연의 풍광을 해치지 않는 모습이다. 숙박이나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모두에게 개방된 숲체원의 숲길은 데크로드, 도토리 숲길, 골짜기 숲길, 솔내음 숲길, 내부 순환 숲길 등 5개의 코스로 이루어진다. 그중 데크 로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엘리베이터로 숲길에 진입하는 무장애 길로 조성되어 눈길을 끈다. 독채형 숙박 시설이 모여 있는 나래마을 둘레를 따라 데크 로드가 이어지며 도토리 원두막, 숲속 전망대 등 쉬어가는 포인트도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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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대전숲체원 숲길 


숲체원의 숙박 시설은 단체 숙박을 할 수 있는 새솔관과 개별 숙박동인 나래마을로 나뉘어 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산림 치유와 휴양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숲 해설 프로그램인 ‘숲 길라잡이’, 숲길 곳곳에서 퀴즈 등의 미션을 수행하는 ‘오리엔티어링’과 숲 명상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숙박과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매월 15일 오전 9시부터 익월 한 달의 예약이 열리며 한국산림복지진흥원 통합 예약 시스템인 ‘숲e랑’에서 예약 가능하니 참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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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대전숲체원 오리엔티어링 프로그램  


info >  국립대전숲체원 
- 위치 : 유성구 숲체원로 124 
- 문의 : 042-718-1501
- 이용 시간 : 09:00-18:00 (매월 첫 번째 월요일 휴무) 
- 무료입장, 숙박 및 체험 프로그램 별도 
- 가는 법 : 41번 버스 이용, 국립대전숲체원(종점) 하차 



#3. 국립대전현충원 
숭고한 정신, 평화로움에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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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0만 평의 대지 위에 15만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영면하는 곳, 대전국립현충원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고요와 평화의 시간이 이어졌는데 이 평화로움이 있기까지 치열한 현장에 있었던 이들이 잠든 곁에서 누린 시간이라 더욱 귀하게 다가왔고 그래서 또 벅차올랐다. 유성구 갑동에 자리한 국립대전현충원은 서울 현충원에 이어 두 번째로 조성된 국립묘지이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새기고 영원히 기억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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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대전현충원 현충탑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장군, 장병, 경찰, 소방관, 무명용사 등 다양한 신분의 유공자 묘역이 현충원 영역의 대부분을 이루며 중앙에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을 기리는 상징적인 탑인 현충탑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숭고한 희생의 역사를 배우는 전시관인 보훈미래관과 전차, 헬기 등 보훈 장비를 전시한 야외 전시장이 현충탑과 이웃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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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대전현충원 보훈미래관  


국립대전현충원은 추모 공간으로서의 면모뿐만 아니라 도시 숲으로서의 면모도 가진 곳이다. 광활한 국립대전현충원 둘레를 따라 보훈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의 정신을 되새기며 숲속에서 사색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길이다. 보훈 둘레길은 7가지 색깔의 길 구간으로 나뉘어 있는데 총길이 약 10.4km의 코스로 완주하려면 꽤 시간이 소요되지만 완만한 숲길이라 크게 부담이 없다.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면 입구에 조성된 1.4km의 ‘빨강길’을 거닐어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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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대전현충원 보훈둘레길  


현충탑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홍살문 앞에는 소담한 연못인 현충지와 야생화 공원이 있다. 청초한 수련이 아름답게 피어난 현충지는 국립대전현충원이 추천하는 포토존 중 한 곳이다. 연못과 정자인 한빛정까지 한 프레임에 담아 본다. 현충지 곁의 야생화 공원은 계절 꽃이 시절 별로 다른 풍광을 보여주는 소공원이다. 중앙에 쉬어가기 좋은 정자 겨레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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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대전현충원 현충지와 한빛정 


info > 국립대전현충원
- 위치 : 유성구 현충원로 251
- 문의 : 042-718-7114
- 개방 시간 : 하절기 06:00-18:00 / 동절기 07:00-18:00 
- 무료입장
- 가는 법 : 현충원역 2번 출구, 무료 셔틀버스(보훈모시미) 이용 


#4. 방동 윤슬거리 & 버드나무 관찰원 
반짝이는 물빛, 일렁이는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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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은 빛에 반짝이는 잔물결을 일컫는 어여쁜 순우리말이다. 유성구 방동저수지 수변에 조성된 윤슬거리에서 반짝이는 물빛, 일렁이는 초록을 만났다. 수변 데크 산책로는 탁 트인 호수 전망 곁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길이다. 야간 경관 조명이 설치되어 밤에도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저수지에는 멀티미디어 음악분수가 설치되어 있는데 빛과 음악, 물줄기가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올해 여름은 저수지 수위가 낮아 아쉽게 운영하지 않으니 방문 전 확인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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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동 윤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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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드나무 관찰원 


윤슬거리 데크 산책로는 버드나무 관찰원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곳은 성북천과 방동저수지가 만나는 곳에 형성된 버드나무 숲을 가까이에서 체감할 수 있는 아담한 생태 탐방로이다. 곳곳에 포토존이 가득하다. 방동저수지를 배경으로 하는 링 그네, 수국 벤치 포토존, 별 포토존, 무지개 의자 등 버드나무 숲에 포인트를 더하는 포토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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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 방동 윤슬거리
- 위치 : 유성구 방동 155
- 상시 무료 이용 
- 참고 : 2025년 8월 20일 기준, 저수지 저수위로 음악분수 미가동 
- 가는 법 : 41번 버스 이용, 방동저수지 하차 


#5. 은구비 역사공원 
문자로 기록된 역사 이전의 대전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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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구 아파트 단지 사이에 도시 속 초록섬과 같은 어여쁜 공원이 있다. 지역의 자연과 역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은구비 역사공원이다. 1997년 대전 노은지구 택지개발사업 추진과 함께 조성된 공원으로, 은구비라는 명칭은 선비가 숨어 살며 복을 누리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공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잔디광장이 반겨준다. 야트막한 언덕바지에 잔디광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어 보고만 있어도 절로 평화로움과 여유가 마음에 깃드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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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숲 체험장이 곁에 있어 아이들이 자연과 교감하며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다. 마침 은구비 역사공원을 찾았던 때에 인근의 어린이집 아이들이 숲과 잔디광장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만났다.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책을 읽는 기분. 이곳은 피크닉 장소로도 인기가 많다. 잔디광장 곳곳에 피크닉 테이블과 벤치가 있어 돗자리 하나로 작은 호사를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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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를 걷다 보면 선시시대 움집과 주거지, 발굴체험장과 만나게 된다. 이 공원이 ‘역사공원’이라는 이름도 붙어 있는 이유이다. 대전선사박물관의 야외 전시장과 발굴체험장이다. 공원 언덕 동쪽 사면에서 발굴된 유적 가운데 청동기 시대와 원삼국 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집 자리 6곳이 복원되어 있다. 그중 한 곳은 움집 형태로 복원되어 볼거리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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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선사박물관 야외전시장 


info > 은구비 역사공원
- 위치 : 유성구 노은동로 166
- 문의 : 042-611-2717
- 상시 무료 이용 
- 가는 법 : 노은역 4번 출구, 도보 15분 


#함께 돌아봐요! 
대전선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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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구비 역사공원 내에 자리한 대전선사박물관은 대전 지역에서 발굴된 선사시대 유물을 전시하고 연구하는 곳이다. 박물관이 자리한 노은동 일대는 택지개발 당시 구석기 시대부터 원삼국 시대까지의 다양한 유적, 유물이 발굴되었다. 전시는 상설 전시와 특별 전시, 야외 전시로 크게 구성되어 있다. 관람 위주의 전시가 아닌 직접 체험해 보는 전시 콘텐츠가 많아 생생하게 당대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 아이 동반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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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 대전선사박물관 
- 위치 : 유성구 노은동로 126
- 문의 : 042-270-8640
- 관람 시간 : 하절기 10:00-19:00 / 동절기 10:00-18:00 (월요일, 1월 1일, 명절 당일 휴관) 
- 무료 관람  
- 가는 법 : 노은역 4번 출구, 도보 10분 


#6. 우암사적공원 
조선시대 고아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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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암사적공원 남간정사 


대전역과 멀지 않은 동구 가양동에 위치한 우암 사적공원은 조선 후기의 성리학의 대가 우암 송시열 선생이 학문을 닦고 후학을 양성하던 장소이다. 1990년대에 약 7년의 복원 사업을 거쳐 사적공원으로 새 단장을 했다. 조선시대 건축과 자연의 조화로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사적공원의 핵심 건축물인 남간정사는 송시열 선생이 말년에 제자를 양성하기 위해 지은 별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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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암사적공원 남간정사 


‘남간’이라는 이름은 양지바른 곳을 흐르는 개울이라는 뜻인데 실제로 건물 앞에 물이 흐르는 연못이 조성되어 있다. 건물 바닥을 지탱하는 주춧돌 사이로 물이 흘러내리는 구조가 독특하면서도 멋스럽다. 고즈넉한 한옥과 연못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한국화의 실사판이 따로 없다. 이맘때 찾으면 진분홍의 배롱나무와 초록 숲이 건물과 연못 주위에 색채를 채운다. 남간정사 주변으로도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정자와 벤치가 갖추어져 있어 머물러 가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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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 우암사적공원
- 위치 : 동구 충정로 53
- 문의 : 042-673-9286
- 개방 시간 : 하절기 05:00-21:00 / 동절기 06:00-20:00 ※남간정사 10:00-17:00 
- 무료 관람
- 가는 법 : 311번 버스 이용, 우암사적공원 정류장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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